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아니라고 말하는 게 뭐가 어때서

    증오해야 할 상대가 아무도 없는 고독과증오해야 할 대상이 있는 불행을과연 같은 저울에 달 수 있을까?p76           저자는 생각이 많은 사람이다. 그리고 나는 그녀의 생각을 돈주고 구매했다. 써놓고 보니 참 이상한 표현이지만 정말 그랬다. 그런데 때로는 타인의 생각이 인문학적 지식보다 훨씬 더 인생팁 같이 느껴질 때가 있다. 그래서 할 말은 하고 사는 사람 인 사노 요코의 공감 에세이를 지난 주 내내 옆구리에 끼고 다니면서 어디에서나 펼쳐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나이가 더해질수록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라고 외치기보다는 그냥 묵묵히 듣게 된다. 공감의 제스추어도 반대의 의견도 잠시 미룬 채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것이 아니라면 굳이 no 를 어필하거나 내 의견 따위를 덧대어 말하고 싶어하는 상대의 입을 막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누군가 들어줄 사람이 필요해서 속시원하게 쏟아내고 있는 중일지도 모르니까..... 게다가 자칫 의견을 강하게 피력하면 꼰대의 불필요한 충고 처럼 인식될까봐 그 부분을 줄여나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른 시대, 다른 세태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에겐 올드해 보일 수 있으므로. 그리고 현명한 인간이라면 실수를 해도 자신만의 방법을 터득해나가면서 인생을 슬기롭게 잘 헤쳐가 줄 것이라고 믿고 있으므로. 단지 지금 이 순간 그 답답증을 해갈하기 위해 들어줄 귀가 필요할 뿐.

할 말은 하고 사는 사노 요코식 공감 에세이남들 비위 맞추지 않고 나답게 사는 인생 백만 번 산 고양이 사는 게 뭐라고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로 많은 인기를 얻은 저자 사노 요코의 공감에세이. 꾸미지 않는 솔직한 매력의 소유자인 사노 요코가 그녀의 일상과 추억을 시원시원하게 펴낸 책이다.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살아나가는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내는 그녀의 거침없는 삶의 철학을 펼쳐본다.삶이 별 다를 것 없다고 말하는 이 글을 읽고 왠지 모르게 힘이 나서 작가처럼 솔직하고 씩씩하게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그건 솔직하고 거침없는 그녀의 이야기 속에 삶과 인간에 대한 애정이 들어 있어서가 아닐까? - 옮긴이의 말

머리말을 대신하는 자문자답

[1장] 두 살 터울의 오빠가 있었다 | 엉덩이가 크고 부지런한 사람이었으니 | 들판에는 가련한 꽃도 핀다 | 친구 따위 필요 없었습니다 | 이윽고 익숙해지면 여자는 | 어쩌면 부부란 이런 게 아닐까? | 계단식 밭을 올라가면 나오는 집으로 시집갔다 | 여자는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 왜 들판에 한자 ‘원原’이 들어가는가? | 겨우 달이 흙담 위에 얼굴을 내밀었다

[2장] 뒤엉킨 채로 무덤 속까지 | 모범 제국의 러브호텔 | 어째 음식 만드는 순서가 뒤바뀐 것 같다 | 으응, 나도 멜론이 먹고 싶어요 | 자식은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 | 노노미야는 천사의 도구를 나른다 | 살구나무 무화과나무 바나나나무 | 새는 찻주전자에 내일은 없다 | 몸이 아파 병을 고치러 온천에 간다고 | 새파랗게 페인트칠한 번들번들한 티 없이 맑은 하늘 | 눈치가 빠른 녀석이야 라는 말을 듣고 싶어서 | 나는 늘 눈치 빠르게 행동했다 | 내 인생은 완벽했다 | 적어도 더 이상, 그 누구도 아무것도 | 생각해 내지 말았으면 좋겠다 | 날씨가 더 위대한 것이다 | 뭔가를 하면 아이를 낳을 수 있을까 | 화가 날 때는 내가 멀쩡한 인간인 듯한 기분이 들어 힘이 솟는다 | 얼빠진 얼굴을 하고 무기력한 모습으로 텔레비전에 달라붙어 있는 일본의 소년들이여 | 백지도는 바흐와 같다 | 예술은 의무가 아니다 | 멀리서 총소리가 들렸다 | 여기도 도쿄 | 이불을 깔 공간만 있으면 된다 | 변소는 크고 둥근 독을 땅에 묻은 것이었다 | 눈가에 은가루를 바르고 일어난 아들은 변두리 캬바레의 호스티스 같았다

[3장] 점점 더 모르게 되었다 |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 이상적인 아이 따위 한 명도 없다 | 나는 어느 쪽도 선택할 수 없었다 | 눈은 새하얗다고 생각했다 | 예전처럼 웃음이 나지 않았다 | 이윽고 아이는 어른이 된다 | 더럽고 축축한 손이 목덜미로 파고들다니 | 학교는 재미있지도 않고 재미없지도 않았다 | 허, 이십삼 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네 | 둔감한 열정이 바로 젊음입니다 | 스무 살의 사노 요코 님에게 | 자기야, 어쩜 우리 애만 저렇게 사랑스러운 거지? | 어떤 사람이 되길 바랐어? | 아, 이놈은 아빠가 닥스훈트예요

[4장] 코스모스를 심은 것은 심기가 불편한 중년의 아버지였다 | 나도 모르게 언니라는 횡포를 휘두르고 말았다 | 나는 엄마도 아이였구나 싶어 굉장히 놀랐다 | 뒤도 돌아보지 말고 헤어지자고 | 분필 냄새가 나는 하얀 구두를 신고 엄마는 어디로 간 것일까? | 본국에 돌아가면 흰 쌀밥에 연어를 먹고 싶어 | 나는 다시 오싹해지고 싶었다 | 무릎을 어루만지다 | 한동안 장례식은 사양이야 | 너희 집. 파랑새는 없잖아 | 이래도 되는 걸까, 고양이가? | 새가 하늘을 날고 있어도 불쌍하지는 않다

[5장] 좋아좋아, 그렇게만/모리 요코 초대받지 못한 여자들 해설 | 아이고, 잘 모르겠어요/오자와 다다시 아기 돼지의 숨바꼭질 해설 | 가공하지 않은 명란젓의 얇은 껍질을 벗기는 기분이 들었다/야마다 무라사키 철쭉을 보았다 해설 | 나는 기겁했다/초 신타론 | 토라고로가 먹은 고기만두가 더 맛있었을 거라 생각한다/오자와 다다시 눈을 떠라 토라고로 , 약속은 약속 | 당장에 기분이 좋아지는 책/다나베 세이코 바람을 주세요 |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능력이다/헨리 밀러의 러브레터 | 스러지지 않은 석조 건물이라서 할 수 있는 이야기/앨리슨 어틀리 시간 여행자 비밀의 문을 열다 | 벌떡 일어나서 여든의 고독을 어떻게 할지 고민했다/다카노 후미코 절대 안전 면도칼 , 다니카와 슌타로 글?미와 시게루 그림 할머니

맺음말
옮긴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