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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원의 사랑 옥중기


참으로 간만에 린저의 작품을 읽었다. 이 책은 이라는 중편 소설과 더불어 그녀의 실제 체험을 바탕으로 한 옥중기를 포함하고 있다. 고원의 사랑은 갑작스럽게 고아가 된 한 여인, 아니 소녀가 성숙해 가는 과정,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묘한 스릴과 함께 엮은 이야기이다. 린저의 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녀처럼 여리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강인한 여인의 상이 느껴졌다. 적절한 긴장감과 아울러 로맨스가 있는 이야기임에도 어찌보면 조금은 밋밋한 소설이라 약간은 실망이 되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작가가 2차 세계대전 중 감옥에 갇히면서 자신의 체험담을 기록한 옥중기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수확이라면 수확일 것 같다. 첫부분에서는 감옥에 갇힌 자로서 느끼는 좌절, 괴로움과 두려움을 진솔하게 그대로 드러내지만 차차 감옥의 여러 인간군상과 그들의 스토리, 그리고 크고 작은 소소한 에피소드를 날카롭게 때로는 약간은 코믹하게 그려내고 있다. 특별히 제일 마지막 부분에 실린 린저의 편지는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그녀를 감옥에 가게 한 장본인이었던 같은 학교 선생님에게 이제는 반대의 상황이 되어 편지를 쓰는 부분..유럽의 한 시절을 휩쓸고 간 포악한 광기의 끝자락에서 느껴지는 비애와 씁슬함이 느껴졌다. 전쟁과 감옥생활이라는 큰 경험이 결코 유쾌하지만은 않은 것이겠지만 어쩌면 작가인 린저에게는 어떤 상상력과 부지런함으로도 얻을 수 없는 작가적 역량과 자산을 얻은 계기가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떤 것이 참사랑의 모럴이며 과연 사랑의 승부를 위한 도구가 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을 던져주고 있는 「고원의 사랑」과 저자가 1944년 사형선고를 박고 종전과함께 석방될 때까지 괴로웠던 감옥의 생활을 그려놓은 「옥중기」를 함께 실은 린저의 역작이다. 「고원의 사랑」은 사랑에 고민하는 젊은 처녀가 방황과 혼돈을 헤치며 어떻게 그 사랑을 놓은 경지에까지 승화시키는가 하는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옥중기」는 저자가 정치 비판의 날카로운 필치를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분에게

옥중기
고원의 사랑

제 1부
고아가 된 소녀
쓸쓸한 장례식
새로운 생활
어머니의 젊었을 때 사진
자립의 일터를 찾아서
끊어진 한 가닥 희망
다시 돌아온 원점
바쁜 일과 속에서
알 수 없는 의혹의 냄새
한밤의 소동
두 사람의 죽음

제 2부
낡은 성의 비밀
의사가 되고픈 소년
돌아온 성주의 방문
망설여지는 초대
이상한 놀라움들
불투명한 어머니의 사인
미궁
빗나간 혼자만의 계획
조그만 파문

제 3부
성주의 구혼
다시 돌아오다
마음의 갈등
끝없는 혼란
사랑의 심연
성급한 약속
영원한 귀로

작품론
연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