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세계사 교과서 바로잡기』는 제목 바로 앞에 오류와 편견으로 가득한 이란 수식이 붙어 있다. 붙이면 이른바『오류와 편견으로 가득한 세계사 교과서 바로잡기』가 될 테다. 초판이 2007년에 나왔으니, 고등학교 세계사 교과서의 문제를 지적하는 이 책의 의도가 10년도 더 지난 지금엔 어떻게 조치되었을지 궁금하다.중앙유라시아: 잃어버린 역사동남아시아: 동남아시아의 약동과 다양성을 얼버무리는 교과서인도: 우수한 고대, 열등한 현재?서아시아ㅡ이슬람: 적대적 고정관념으로 왜곡된 서아시아ㅡ이슬람권아프리카: 아프리카에 대한 한국인의 상상과 재현라틴아메리카: 야만과 문명의 틈새에서오세아니아: 오세아니아는 백인들과 양떼의 대륙인가이 책의 목차는 위와 같고, 실제 위의 제목처럼 각 고등학교 세계사 교과서들에 만연한 문제를 지적한다. 편의에 의해 삭제되거나 윤색을 가하거나, 아니면 무지나 오류에 의해 전혀 다른 역사를 나타내거나, 객관적 입장에서 그들의 역사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 서구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제3의 세계를 그대로 이식해 그들을 이해하려는 나태함 등을 예리하고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일본의 눈으로 본 세계를 한국에 그대로 수입해 그대로 동일시하려는 태도도 지적하고 있다.고등학교에서 가르치는 세계사는 주로 4대문명, 그리스/로마, 역대 중국 왕조의 흥망, 중세 유럽, 르네상스, 대항해시대, 자본주의, 프랑스혁명, 근대화, 제1차/2차 세계대전, 냉전 이후의 세계 등의 파트로 크게 나뉜다. 하지만 정말 이것만으로, 이러한 분류만으로 세계사를 다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이러한 역사의 분류와 흐름 사이사이에 빠진 대륙과 민족, 나라는 얼마나 많은가. 더군다나 이러한 서구 중심의 세계사 분류는 유럽과 미국에서 행해지고, 이러한 사고관을 수입해 학습한 일본이 일제감점기 이래 우리나라에 역수출한 결과다.앞서 나뉜 7가지 목차, 즉 서구 중심의 세계사에서 사라지거나 축소되다시피 한 부분(중앙유라시아, 동남아시아, 인도, 서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오세아니아)들이 서구 중심으로 재편된 역사 사이사이에 스며들어 아주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큰 그림을ㅡ하나로서의 역사로서ㅡ진중하게 생각할 만한 질문거리로 만들어준다.야만으로만 치부되었던 문명이 실은 찬란하게 빛났던 과거를 가졌던 사실이나, 교과서에서 항시 성전으로만 치부되던 십자군전쟁이 실은 탐욕으로 얼룩진 약탈이었음을, 대항해시대 역시 라틴아메리카 문명을 파괴하고 노예무역과 식민지 쟁탈전의 시발점이 된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음을, 교과서에 기술된 인도나 동남아시아는 요즘 소위 말하는 밈 으로 소비되었고, 짧은 분량조차 허락되지 않는 많은 역사가 여전히 존재한다.이 책은 그러한 문제에 대한 대안을 짧게나마 제시한다. 세계사 교과서는 역사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함께 보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 교과서에 담긴 ‘세계’는 세계가 아니다. 미국, 유럽과 동북아시아를 중심에 놓고 그 밖의 더 넓은 세상과 더 많은 사람들을 소외시키며, 잘못된 정보로 왜곡된 세계상을 그린다. 오늘날 한국의 사회 · 세계사 교과서는 진정한 ‘세계사’를 잃어버렸다. 이 책은 교과서가 잃어버린 ‘세계사’를 찾아내어 되살리고자 한다.
이 책은 앞으로 더 나은 교과서가 만들어지는 데 작은 불씨가 되고, 동료 한국인들이 편견 없이 더 정확하게 다른 문화를 이해하여 더 나은 세계 인식과 문화 포용력을 갖추게 되길 바라는 바램으로 제작되었다. 집필진에는 이론 연구뿐 아니라 오랜 현지조사 경험을 갖추어 해당 지역 · 문화 관련 국내 학계를 대표할 수 있는 각 분야 전공 학자들이 참여했다.
머리말 _ 교과서가 잃어버린 세계사
잃어버린 역사 중앙유라시아 | 이평래
비어 있는 역사 / 공적으로 차별받는 역사 / 인위적으로 쪼개지고 지워진 역사 / 편견과 오류의 역사 / 복원되어야 할 역사 / 참고문헌
동남아시아의 약동과 다양성을 얼버무리는 교과서 동남아시아 | 조흥국
동남아시아를 향한 두 가지 태도 / 교과서 속 용어와 개념의 오류 / 역사 문화 정치 경제 일반 / 전근대 역사(18세기까지) / 근현대 역사(19세기 이후) / 교과서가 수록한 지도의 오류 / 보완에 대한 제안과 결론 / 참고문헌
우수한 고대, 열등한 현재/ 인도 | 이옥순
‘신비한 미지의 나라’, 인도 / 사회 세계사 교과서 속 인도의 역사 / 인도의 전근대 역사 / 근대 인도의 역사 / 교과서 속 구체적인 사실의 오류 / 인도에 대한 고정관념 / 참고문헌
적대적 고정관념으로 왜곡된 서아시아-이슬람권 서아시아-이슬람권 | 이희수
편견 없이 다른 세상과 다른 문화를 끌어안기 위하여 / 교과서 속 이슬람 역사와 문화에 관한 내용 분석 / 중학교 사회1 의 구체적 사례 / 중학교 사회2 의 구체적 사례 / 고등학교 세계사 의 구체적 사례 / 맺음말
아프리카에 대한 한국인의 상상과 재현 아프리카 | 한건수
아프리카의 역사성 / 아프리카의 발명: 상상된 공간, 타자로서의 재현 / 우리가 아는 아프리카 / 우리 교과서가 왜곡한 아프리카 / 우리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아프리카의 역사와 문화 / 참고문헌
야만과 문명의 틈새에서 라틴아메리카 | 이종득
라틴아메리카에 관한 상상과 오해 / 라틴아메리카의 자연환경 / 고대 문명 / 정복 시기 / 식민 시기 / 근현대사 / 맺음말
오세아니아는 백인들과 양떼의 대륙인가 오세아니아 | 이태주
오세아니아에 대한 교과서의 편견과 오류 / 원주민들의 땅과 바다, 오세아니아 / 오세아니아 원주민들과 식민주의 / 오스트레일리아 에버리진, 그들은 누구인가? / 총, 균, 쇠, 그리고 성경 / 오늘날의 오세아니아 원주민들과 다민족 사회